| 발언의원 | 김한슬 | 일자 | 2025-1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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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의록 | 제354회 제4차 본회의 바로가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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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20만 구리 시민 여러분!
신동화 의장님과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백경현 시장님을 비롯한 공직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수택1, 2, 3동 토평동 교문동의 김한슬입니다. 오늘 저는 지난 13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발생한 사태를 통해 우리 행정과 정치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화면을 봐주십시오. 뜨나요? 화면 떴네요. (자료화면을 보며) 올해 수능 국어 시험지입니다. 여기서 오른쪽 22번 문제에 적힌 ㈎표시를 왼쪽의 지문에서 한 번 찾아보시겠습니까? 바로 보이죠? 왼쪽 끝에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1초도 걸리지 않는 눈으로 훑으면 그만인 아주 쉬운 일입니다. 그렇다면 앞을 볼 수 없는 중증 시각장애 수험생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까요? 다음 슬라이드입니다. (자료화면을 보며) 이들은 시험문제 파일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스크린리더 프로그램을 사용합니다. 점자 시험지를 손끝으로 한 글자씩 읽는 대신 사전에 입력된 시험문제지 파일을 검색하면서 귀로 들을 수 있는 기기입니다. 이 기기 없이 시험을 치르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다음 슬라이드입니다. (자료화면을 보며) 왜냐하면 비장애인에게는 불과 16페이지인 국어시험지가 점자로는 A4용지 100장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귀로 문제를 읽을 수 있게 해 주고 지문에서 찾고자 하는 기호를 검색할 수 있는 스크린리더가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이번 수능에서 예고도 없이 이 기능이 마비되었습니다. 문제지 파일 속의 데이터 표기 방식이 기습적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입니다. 다음 페이지입니다. (자료화면을 보며) 이번 수능 스크린리더형 시험지 파일에는 왼쪽의 (가)로 오른쪽의 ㈎로 바뀌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똑같아 보이지만 왼쪽의 가는 괄호 안에 한글 ‘가’가 적혀있는 것이고요. 오른쪽 ㈎는 특수문자입니다. 학생들은 1교시 시험이 시작된 직후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 연습한 대로 키보드를 눌러 검색을 시도했지만, 프로그램은 해당 단어를 찾지 못했습니다. 학생이 입력하는 일반글자와 파일 속에 적용된 특수 문자코드가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충격적인 사실은 불과 수능 두 달 전 치러진 9월 모의평가 때까지만 해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수능 출제경향을 미리 보여준다는 모의평가에서도 예고되지 않았던 변경 사항이 가장 중요한 수능 본 시험 날 갑자기 적용된 것입니다. 결국 학생들은 시험을 치르다 말고 급하게 메모장 프로그램을 열어야 했습니다. 지문 속에 있는 특수문자를 찾아 메모장에 복사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검색창에 붙여넣기를 반복하며 힘겹게 문제를 풀어야 했습니다. 이 과정조차 여의찮았던 학생들은 100장인 넘는 분량의 지문을 하염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들으며 아까운 시간을 허비해야 했습니다. 가장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순간에 학생들은 자신의 실력을 겨룬 것이 아니라 바뀐 전산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처절한 사투를 벌여야 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닙니다. 명백한 시스템의 붕괴입니다. 미래세대를 길러낸다는 수능시험에서 장애 학생들의 시험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결정에 어떻게 아무런 검증도 예고도 없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까? 더 기가 막힌 것은 사태 이후 교육 당국의 해명입니다. 평가원은 “반드시 고지해야 할 의무 사항이 아니”라고 하더니 급기야 “검색이 안 되면 종이로 된 점자 문제지가 있으니, 그것을 활용하면 된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저는 묻고 싶습니다. 1분 1초가 피가 마르는 수능시험장에서 100장이 넘는 그 두꺼운 점자 시험지를 언제 손으로 다 읽고 있습니까? 이는 현장을 전혀 모르는 탁상행정일 뿐만 아니라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비겁한 변명입니다. 존경하는 동료의원 여러분! 행정 시스템이 이렇게 무너져 내렸을 때 그것을 질타하고 바로 잡아야 할 곳이 정치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 앞에서 우리 정치는 실종되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교육부 장관,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들 여야 국회의원들까지 아무도 목소리를 내지 않았습니다. 평소 그토록 인권을 부르짖고 장애인과의 동행을 약속하며 약자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던 그 많은 분들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표가 걸린 이슈에는 앞다투어 목소리를 높이던 사람들이 가장 약한 학생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렸을 때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몰라서였을 수도 관심이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 사태와 관련된 수능 기사는 며칠간 반짝 보도되고 묻혀버렸습니다. 정치인에게서도, 대중에게서도 외면받는 이유는 냉정하지만 간단합니다. 이번 피해를 입은 중증 시각장애인 수험생은 전국에 단 13명 전체의 0.002%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피해를 입은 학생들이 13명이 아니라 130명, 1,300명이었으면 어땠을까요? 다르지 않았을까요? 너도나도 목소리를 높여 무능한 행정을 질타했을 것입니다. 진상규명 요구가 빗발치고 누군가는 책임을 지고 직을 내려놓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피해 학생은 13명뿐이고 사건이 이미 묻혔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마주한 현실입니다. 존경하는 백경현 시장님, 그리고 공직자 여러분! 저는 오늘 중앙정부의 이 참담한 실책을 반면교사 삼아 우리 구리시 행정에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우리 시의 행정 시스템은 과연 디테일이 살아있습니까? 우리 시에도 장애인과 노약자 은둔형 외톨이 학교 밖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수많은 조례와 제도가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제도가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제도가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느냐입니다. 이번 수능 사태처럼 공급자의 편의대로 시스템을 바꾸거나 규정 뒤에 숨어서 시민의 불편을 방치하는 일이 우리 시에서는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작은 목소리라도 소중히 듣는 행정 표가 되지 않는 아픔까지도 살피는 정치 그것이 우리 공직자들이 지켜야 할 무거운 책무일 것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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